새 천년 첫해가 뜨는 태평양상의 섬나라 3개가 새로 유엔 식구가 됐다.유엔은 14일 제54차 정기 총회에서 키리바시 통가 나우르 등 북태평양 폴리네시아 3개국의 유엔 가입안을 승인, 가맹국수를 188개로 늘렸다.
이들 국가는 한결같이 날짜 변경선에 인접해 있어 밀레니엄 해돋이 관광지로 각광받는 「태양의 나라들」.
키리바시는 33개 산호섬으로 이뤄진 관광부국. 원래 나라 한가운데로 날짜선이 관통하는 바람에 동·서 지역의 날짜가 달랐지만 95년 강제로 날짜선을 동쪽으로 당겨 나라 전체를 같은 시간대로 만드는 집요함을 보였다. 최근에는 한국의 원양어선 한 척이 불법 조업으로 이곳에 억류됐다가 도주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19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아오다 79년 독립했다.
통가도 밀레니엄 특수에 들떠있기는 마찬가지. 폴리네시아 유일의 입헌군주국인 통가는 2000년 첫날 맞이 경쟁이 시작되기 수십년전부터 「하루가 시작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7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3차례나 통가를 방문했던 영국 탐험가 쿡 선장은 「우정의 섬나라」라고 불렀다.
나우르는 날짜변경선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이미 밀레니엄 관광객 유치를 완료한 상태. 세계에서 바티칸 다음으로 작은 면적과 인구를 가진 나라다. 자동차로 나라를 한바퀴 도는데 20분이면 족하다. 그러나 인광석 수출로 한때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에 달했을 정도로 부국이다. 1888년부터 독일 보호령으로 있다가 2차대전후 유엔 신탁통치를 거쳐 68년 독립했다. 나우르의 유엔 가입은 대만과의 수교를 문제삼은 중국의 반대에 부딪쳤으나 막판에 중국측의 양해로 승인받았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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