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 속한 행성 가운데 화성만큼 친숙한 별도 없다. 지구와 가깝기도 하지만 생명체의 존재가능성이 제시되면서 「화성인의 침략」등 끊임없이 영화속 무대로 등장했기 때문이다.영화 「토탈리콜」은 화성을 식민지로 삼은 지구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75년 화성을 점령한 지구인들은 식민지를 다스리며 주민을 위협하는 정부군과 지하세계로 쫓겨난 반란군으로 갈라져 싸움을 벌인다.
영화처럼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려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산소이다. 화성에는 공기가 충분하지 않아 기계를 이용해 산소를 만들어야 한다. 화성의 대기는 95% 이상이 이산화탄소로 구성돼 있으며 대기층이 지구의 150분의 1 정도로 얇은 편이다. 기온도 영하 75도를 오르내릴 정도여서 보호장치 없이는 살기 힘들다. 영화에서는 거대한 발전소같은 기계로 산소를 뿜어낸다.
이같은 영화속 내용이 단순한 공상만은 아니다. 올해초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을 둘러싼 대기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해 발표했다. 미 항공우주국의 존슨우주센터 연구팀은 화성의 대기와 똑같은 상태로 만든 모의실험실에서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분리한 뒤 산소만 가려 모으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얇은 세라믹 원판의 양쪽에 백금으로 만든 전극을 연결해 섭씨 750도로 가열한 다음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가벼워진 산소만 세라믹을 통과하는 특성을 이용했다.
이같은 산소발생장치는 화성 전체에 산소를 공급할 정도는 아니지만 탐사선에 탑승한 인원이 생활하기에는 충분한 양이다. 미 항공우주국은 2002년 화성에 쏘아보낼 탐사선에 이 장치를 탑재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람이 살 수 있는 식민지 건설은 아직 요원한 편이다. 산소말고도 쌓여있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화성에는 오존층이 존재하지 않아 마구 쏟아지는 자외선 때문에 사람이 피부질환을 앓거나 몸의 외양이 흉칙하게 변하는 돌연변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중력도 지구의 40%에 불과해 발을 붙이기가 힘들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24차례의 탐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화성에 발을 디딘 사람이 없다. 자외선을 막고 저중력 문제를 해결해야만 화성에서 사람이 햇볕을 쏘이며 두 발로 서서 걸어다닐 수 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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