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4일에도 방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연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비난하고있는 것에 대해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국민회의는 이총재의 자질론을 거론했고 한나라당은 국민회의의 자질을 문제삼았다.■국민회의
이회창총재의 거듭된 김대통령 비판에 대해 국민회의는 분노감을 표시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날 이총재가 「국가폭력」,「명령경제」등의 거친 용어를 동원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감청문제를 거론한데 대해 『한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망동』이라며『정부를 모략하고 국가의 명예를 훼손시키려고 작심한 사람같다』고 이총재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야당총재가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결사적으로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그런 야당총재를 가진게 국민적 불행』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임채정(林采正)정책위의장은 『나라를 파탄시킨 전정권의 지도자중 한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어이없다는 반응.
또 이총재의 도청관련 발언에 대해선 『대법관출신으로 합법적으로 영장을 받아야 감청이 가능한 것을 아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공식논평을 통해 『한국이 도청 감청으로 자유롭게 투자할 수도 없다고 말하는 이총재는 어느나라 사람이냐』면서 『외국에서 경제에 도움을 주는 일은 못할 망정 나라망신만 주는 이총재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레드카드」를 주어야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날 오전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정치도의와 국익우선 원칙부터 학습하라』며 이총재의 자질을 문제삼았다.
■한나라당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는 이날 이회창총재의 방미발언에 대한 국민회의의 비판 공세를 거꾸로 성토하는 데 집중됐다. 누구랄 것도 없이 회의 참석자가 한마디씩 여권을 원색 비난했다.
회의를 주재한 하순봉(河舜鳳)총장은 『공당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했고, 이부영(李富榮)총무는 김대통령의 야당총재 시절을 들먹이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쏘았다. 맹형규(孟亨奎)비서실장도 『대통령 한사람의 심기를 잘 맞추는 것에만 모든 당직자들의 관심이 쏠려있다』며 『국민회의는 로보트화된 정당의 모습과 똑같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날 나온 성명도 한계치까지 다다랐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오만방자함의 극치』라며 『한나라당을 국민회의의 2중대쯤으로 착각하는가』라고 맞받아쳤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묵은 자료를 뒤적여 김대통령의 야당 총재시절 해외 발언록 자료까지 만들어 내놓는 등 구체적인 물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자료에서 김대통령이 95년10월28일 국민회의 총재자격으로 베이징주재 한국특파원과의 조찬간담회 때 YS의 대선자금을 공격한 내용, 96년9월2일 호주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비판한 사실 등을 일일이 적시했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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