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뉴질랜드를 국빈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4일 숙소인 칼튼호텔에서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미 회담 타결과 관련, 『북한이 앞으로 미국 일본 유럽의 지원을 받으려면 한국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동티모르 문제에 대해 『아시아의 인권국가인 우리가 참여 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APEC 정상회의의 평가는.
『APEC은 지금까지 10년 동안, 특히 94년 보고르 선언 이후 자유무역을 주로 얘기했다. 크게 보면 자유무역은 선진국에 유리한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중산층 복지, 국가간 격차 해소를 제기, 공감대를 형성했다. 내년 서울포럼에서 개도국 발전문제를 지식기반론에 입각해 논의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APEC 10주년 행사는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_북·미 회담 타결에 대한 평가는.
『한마디로 매우 희망적이다. 이로써 긴급한 사태는 해결됐다. 향후 협상과정에서 인내심이 필요하며 노력하면 해결될 것이다. 이번 타결은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에서 비롯됐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포용정책 지지도 큰 힘이 됐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윈윈」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_대북관계에서의 후속 구상은.
『대북 관계개선을 서두르지는 않는다. 모든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결코 대화를 구걸하거나 초조해 하지도 않는다. 북한이 미국 일본의 지원을 받으려면 한국의 협력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 북한은 개방으로 가야 한다. 나의 임기중 통일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냉전 종식, 화해협력을 기대한다. 최소한 굶주린 동포어린이들이 배불리 먹게 해줘야 한다』
_북·미 회담에서 언론발표문 이외의 이면합의는.
『미 클린턴대통령과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부터 이면 합의 얘기는 못들었다. 미 정부는 회담에 대해 이 정도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한·미·일 3국이 다시 모여 논의하기로 돼있다』
_APEC 정상회의에서 국제금융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우리의 경우 대우 영향으로 금융여건이 어려워졌는데.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단기자본의 이동은 감시,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각국은 기준을 마련, 다음 재무장관 회담에서 종합할 것이다. 국내의 경우 대우문제로 금융여건이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
(김대통령)『국내 금융에 문제가 있다면 돌아가서 살펴보고 관계 책임자들이 처리하도록 하겠다』
_동티모르 파병에 대한 입장은. 전투병력 파병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
『10개국이 파병을 얘기하고 있는데 아시아의 인권국가로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가 참여 안할 수는 없다. 유엔 요청이 있으면 참여할 것이다. 여야에 알리고 국회 동의 절차 등 수순을 밟아서 할 것이다』
오클랜드=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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