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高)방지를 위한 통화정책을 놓고 사카키바라 에이스케(木+神,原英資) 전대장성재무관과 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가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먼저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95년 달러당 79엔대의 초엔고를 잠재워 「미스터엔」이란 별명을 얻은 사카키바라 전재무관. 12일의 TV회견에서 급격한 엔고에 우려를 표하면서 일본은행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정부의 시장개입을 비난하는듯한 일본은행 간부의 발언, 시장개입을 통해 외환시장에 공급한 엔화를 회수하는 일본은행의 「불태화(不胎化) 정책」 등을 들어 『시장은 일본은행이 엔고를 용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본은행도 국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2차 추경예산을 편성하면 금리가 올라 엔고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이에 대해 금융을 한결 완화하는 동시에 시장에 개입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더욱이 『정부와 중앙은행이 일체가 돼 엔고 저지에 나서면 미국도 협조개입에 응할 것』이라고 밝혀 로렌스 서머즈 미재무장관 등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미국 당국자의 의향도 타진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하야미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환율에 대해 정부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제로금리 정책으로 윤택한 자금을 공급하고 있어 단기자금의 수요는 완전히 충족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불태화 포기의 효과는 무의미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외환시장의 개입에 대해서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과도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 오히려 일본은행의 자세가 「세계표준」임을 강조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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