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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강봉균장관 모셔왔으니 기부금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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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강봉균장관 모셔왔으니 기부금 내라"

입력
1999.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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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 13일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 초청강연회를 열면서 40여명의 후원 기업인 등을 초대했다.시민단체가 후원인들을 대상으로 초청강연회를 열어 후원금을 받는 행사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기업구조개혁의 수장과 개혁의 대상들이 시민단체 주선으로 함께 모인 이날 행사는 왠지 어색했다.

강장관 주변에는 명함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기업인들이 몰려들었고, 총참석자 60여명중 40여명의 기업인들을 일일이 소개하느라 강연은 예정보다 30여분 지나서야 시작됐다. 경실련 공동대표도 인사말을 통해 『모시기 힘든 강장관이 오셨으니 많은 기부금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강장관은 강연에서 재벌개혁의 방향을 역설했지만 질문은 『주택임대사업에 대한 세제혜택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등 업계의 민원이 주류를 이루었다.

강장관은 강연이 끝난뒤 『경제기획원 차관보시절 경실련 사무실에서 소장 학자들과 재벌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인 적이 있어 오늘도 재벌개혁에 관한 질문이 쏟아질 줄 알았다』며 자리를 떴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대해 『사실 재정이 어려워 후원 기업인들에게 이를 설명하고, 후원 기업도 늘리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행사의 한 참석자는 『「경실련도 먹고 살아야죠」라는 연극에 재경부장관이 엑스트라로 등장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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