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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병파견 의미] 동티모르 해결 주도역 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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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병파견 의미] 동티모르 해결 주도역 자임

입력
1999.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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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동티모르에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전투병을 파견키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은 동티모르 사태해결에 우리나라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풀이된다.독립에 반대하는 민병대의 무자비한 학살이 자행되는 동티모르의 상황을 감안, 의료지원이나 공병, 수송병 등 지원부대보다는 직접 치안을 담당할 전투병을 파견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국방부 윤일영(尹一寧)대변인도 14일 『유엔이 어떤 병력을 요청할 지 미지수지만 사상자 발생 등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전투병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의 공식파병 요청이 없는데도 정부가 이처럼 신속한 대응을 하는 배경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 문제를 주도,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93년후 소말리아 등 5개 지역에 연인원 1,450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을 파병했지만 이는 유엔과 미국 등의 요청에 수동적으로 응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유엔평화유지군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기는 처음이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전쟁 당시 세계 각국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은 미미했다』며 『동티모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섬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국방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방부는 소말리아 등에 파병할때 3개월 정도 걸린 병력과 장비편성 등 준비기간을 1개월 정도로 단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출동대기상태인 특전사 요원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 최정예 요원을 보내 총격전등 예상치 못한 사태에도 대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 등은 전투병을 파견할 경우,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고려, 현지 작전에는 신중을 기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고, 방산품 수출량도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나 군부를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동티모르 사태해결에 「구체적인 기여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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