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데서 뛰어내리면 남자는 고추가 보이는데 여자는 무엇이 보일까』 『너희들은 속도위반 하지 말고 여관에 가지 말아라』….지난달 26일 「O양 비디오를 보고 감상문을 써내라」는 숙제를 내줘 물의를 일으킨 경기 광주 M초등학교 K모(43)교사는 올 3월부터 성적 발언과 행태를 되풀이해온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K교사는 「O양 비디오」사건외에도 1학기초 구타에 가까운 체벌과 촌지 요구를 일삼아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 가기가 무섭다』라는 말이 떠돌고 K교사의 「정신병력」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처럼 「교육」을 빙자, 성희롱과 체벌 등을 해온 극소수 「비교육적」 교사들로 교육현장이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문제가 터져도 관련 교사를 징계하기는 커녕, 감싸주기와 덮어주기에 급급해 교사들의 비행을 조장한다는 지적마저 받고있다.
K교사의 경우도 학부모들이 누차 학교측에 인사조치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학교측은 『K교사가 「성교육만 했을 뿐 감상문 숙제를 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며 담임을 교체하는 선에서 문제를 덮으려 했다.
그러다 학부모 282명이 연서해 9월8일 경기 광주교육청에 진정서를 내고 언론에 연락함으로써 겨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최근 경북 S초등학교에서도 일어난 사례도 비슷하다. 이 학교 6학년생 20여명은 지난달 31일 성주경찰서로 찾아가 『30일 낮 12시30분께 보충수업을 들어온 K모(48)교사가 교실에서 분실된 현금 5만원을 찾는다며 여학생 11명에게 책상에 다리를 걸치게 한 뒤 치마를 들추고 살펴보는가 하면 가슴 등 몸을 만졌다』고 고소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에 나선 성주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정말로 선생님이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고 생각하는가』 『치마를 걷어올리고 들여다 보았느냐』는 식으로 질문,
성희롱이 아니라는 쪽으로 유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이 선생을 고소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아직 인사조치 계획은 없고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K교사는 경위서에서 『좀 엄하게 한 것뿐이지 다른 뜻은 없었다』면서 『앞으로 두번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학교 성희롱이 그치지 않는 것은 사후처리가 엄격하지 못한 데 큰 원인이 있다.
교육부는 지난 7월 3년동안 여학생들의 다리 사이에 손을 넣거나 가슴을 만지고 입을 맞추는 등 100여명의 여대생을 성희롱한 창원대 S모(49)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의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
작년 8월 비슷한 혐의로 말썽이 된 강원대 K모교수도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고 현재 교단에 복귀한 상태다. 한교조와 전교조 등 교원노조도 교사 성희롱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인의 돌출 행동』으로 치부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학부모 한정희(39·여)씨는 『교장과 교육청, 교육부가 감싸안고 동료 교사는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누굴 믿고 학교에 다니라는 말이냐』며 『성희롱 교사는 교단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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