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서울대 교수들이 보다 나은 연구환경을 찾아 잇따라 자리를 옮겨 「연구중심대학」을 무색케하고 있다.지난해 두명의 젊은 교수가 연구환경을 이유로 미국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데 이어 올 9월에도 또다시 두명의 교수가 명예를 버리고 한국과학기술원의 3년 계약 연구교수직을 선택했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8월말까지 이 대학교수였던 자연과학대 수학과 황준묵(黃準默·35)교수와 물리학과 이기명(李淇明·39)교수가 9월초 서울대 교수직을 사직하고 2학기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고등과학원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주당 6시간 수업은 외국 대학의 주당 3시간에 비해 부담이 많았고 크고 작은 행정잡무가 많아 연구에 전념하기 어려웠다』며 『연구비 신청에도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고 털어놨다.
외부 프로젝트가 적은 자연대 기초학문의 특성상 현재 서울대의 연봉으로는 세계의 연구수준을 따라가기는커녕 기본적인 연구활동마저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표를 낸 계기가 됐다.
임용 1년만에 서울대를 떠난 이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거쳐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이론물리학를 전공해 양자장이론으로 물리학박사학위를 받고 그대학 교수로 8년간 재직하다 98년 부교수로 임용됐다.
황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수학으로 전공을 바꿔 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인디애나주 노터데임대에서 3년간 교수를 한 후 지난 96년 서울대 조교수로 임용됐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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