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사태와 불과 6개월전에 일어났던 코소보사태는 발생과 해결과정 등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닮은 꼴」을 보이고 있다.두 지역의 분쟁배경과 인구의 종교구성비 등은 거의 흡사한 형태다.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가 75년 강제합병하자 이에 반발해 독립투쟁운동이 벌어졌고, 코소보에서는 79년 신유고연방이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알바니아계로 구성된 코소보해방군(KLA)의 무력저항이 일어나게 됐다. 종교면에서 동티모르는 주민98%가 가톨릭으로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코소보도 이슬람교도인 알바니아계가 90%로 그리스정교인 세르비아계에 비해 압도적이다.
소수파로 정부의 지지를 받는 친인도네시아계와 세르비아계가 각각 다수인 가톨릭 독립파와 알바니아계를 무참히 학살하는 「인종청소」를 저지르고, 다수파를 국외로 추방한 것도 비슷한 모습이다.
국제사회의 개입은 무력사용등 방법면에선 차이를 보이지만 개입근거가 「주권보다 인권이 우선」이란 논리가 적용된 점은 유사한 측면이다. 코소보의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신유고연방이 접촉그룹의 중재안을 거부하자 공습으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을 굴복시켰다. 동티모르는 투표에서 독립파가 승리했음에도 친인니계 민병대의 폭력사태가 확산되자 유엔과 국제사회가 경제제재 등 압력을 가해 인니 정부로부터 유엔평화유지군 수용결정을 받아냈다. 물론 평화유지군의 구성은 코소보가 유럽국 중심인 반면, 동티모르는 아시아국가가 중심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향후 평화유지군의 역할 수행이 비슷한 양상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코소보 평화유지군은 현재 세르비아계에 대한 알바니아계의 역인종청소를 막지못하는등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