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화재사고 관련 피고인 17명에 대한 1차 공판 도중 화재로 사망한 어린이의 유족들이 법정을 점거, 재판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13일 오후3시45분께 수원지법 110호 법정(재판장 김만오·金滿五부장판사)에서 씨랜드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을 지켜보던 고석(高錫·37)씨 등 유족 30여명은 검사신문이 끝난 뒤 변호인들의 반대신문 도중 갑자기 피고인석으로 몰려나갔다.
유족들은 피고인석 맨 앞줄에 앉아있던 천경자(千京子·35·여·소망유치원 원장)피고인의 머리채를 붙잡고 『내자식을 살려내라』며 고함쳤다.
또 씨랜드 원장 박재천(朴在天·40)피고인 등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 일부 유족들은 검사에게 『어떻게 모기향이 화인이냐』며 항의했으며, 변호인들에게도 『살인자들을 변호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유족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피고인들은 방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황급히 법정에서 나갔고, 이어 검사와 변호인들도 서둘러 법정을 빠져나갔다. 재판장은 휴정을 선언했다.
오후 5시께 법정에 돌아온 재판장은 『유족들의 감정은 이해하지만 오늘 행동은 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오늘 일은 불문에 부치겠지만 앞으로는 위법행위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 박 피고인과 천 피고인은 유치원생 사망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부인했으며, 씨랜드 인·허가 과정과 관련된 공무원들도 『불법시설인 줄 몰랐다』며 혐의내용을 부인했다. 2차 공판은 27일 오후2시 속개될 예정이다.
수원=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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