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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총선길목 암초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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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총선길목 암초 피했다

입력
1999.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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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산악회 파도가 가라앉으면서 이회창(李會昌)의 한나라호는 이제 내년 총선으로 가는 항로에서 험한 암초 하나는 비껴간 셈이다.한때 당분열 직전으로 치달았던 YS와의 한판 승부에서 사실상 「항복선언」을 받아냄으로써 이총재는 일단 총선전까지 야당총재로서 확고하게 당을 장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총재의 독선적인 당운영을 비판하는 등 한때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던 당내 비주류들도 다시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으로 보여 당내 갈등 요소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또 총선 구도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YS의 민산변수가 제거됨으로써 공동여당 대 다수야당의 대결로 치닫던 구도가 공동여당 대 단일야당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당의 신당창당 작업에 차질이 생기거나 자민련과 잡음이라도 발생한다면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총재의 행보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YS가 『뜻을 같이하는 각계각층의 사람과 만나고 현정권 독선과 독주를 계속 비판할 것』이라고 못밖았듯 민산이 완전히 깃발을 내린 것은 아니기 때문. 만약 이총재가 대여투쟁에서 실기를 하는 등 장악력이 떨어진다면 YS는 다시 「영남후보론」 등으로 치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이번에 YS는 나름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목소리조차 제대로 못내는 당내 비주류들과 달리 YS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당을 흔들 수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총재는 앞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당을 추스리는 한편, 집안단속에 바빠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대여관계에서도 강도높은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포용정책」을 통해 민산 불씨를 잠재우면서, 대외적으로는 강도높은 대여투쟁을 통해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민산재건 중단선언 직후 일부 당직자들이 YS와 갈등 과정에서 당직박탈이라는 칼을 맞았던 김명윤(金命潤)고문 등에게 곧바로 원직복귀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도 이때문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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