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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읽기] 증시의 '명절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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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읽기] 증시의 '명절증후군'

입력
1999.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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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오면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소화도 안되는 증상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늘어난다. 시댁에 가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대한 걱정이 우울증세로까지 발전하는 이른바 「명절 증후군」이다. 증시도 명절을 탄다.증시의 명절증후군은 시중의 자금사정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명절 중에서도 특히 「풍요」와 「귀향」을 떠올리게 하는 추석에는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쥐어주고 밀린대금도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이 미리 자금확보에 나선다. 시중의 돈이 귀해지고 금리가 들썩거릴수 밖에 없다. 이번 추석은 월급날과 겹쳐 자금수요가 더 늘어날 것 같다. 지난달말 10조원에 달했던 고객예탁금도 8조원대까지 내려왔다. 담배인삼공사 청약탓도 있지만 이 역시 추석 자금수요와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이맘때면 한국은행의 발표가 나온다. 올해도 지난주초 한국은행이 추석자금으로 지난해 추석때보다 1조원 많은 4조5,000억원을 이달중 풀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추석을 열흘내지 보름 앞둔 시점부터는 시중 자금사정이 조금씩 나아지는게 보통이다.

연휴가 지나면 추석때 풀린 돈으로 인해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걱정한 당국이 돈을 집중적으로 빨아들여 자금사정이 다시 빡빡해진다. 한은의 발표에는 『추석이후 인위적인 통화환수는 없다』는 말이 감초처럼 뒤따르지만 「하얀 거짓말」정도로 해석되는게 보통이다.

추석을 준비하기 위해 돈들이 몰려나가면서 증시의 수요자금이 줄고 금리도 상승압력을 받는 현상은 주가에는 당연히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5년간 추석 전후 30일간의 주가를 봤더니 추석전 30일의 주가는 추석연휴 직전일보다 약 6% 낮은 조정기에 놓여있었고 추석 열흘전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조사도 있다. 연휴 직후 5일간은 다시 1%가량 떨어졌다가 추석때 빠져나간 증시자금이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이후 20일까지 4%정도 급등했다.

물론 정부 통화정책의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보다는 약해진게 사실이다. 또 주가가 통화요인만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대우그룹 문제로 인해 증시가 금리동향에 어느때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추석전후 자금흐름을 주의깊게 관찰해볼 일이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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