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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수상] 아시아 작품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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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수상] 아시아 작품의 공통점

입력
1999.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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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새벽 폐막한 제5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최우수작품상 등 3개 주요 상을 휩쓴 중국과 이란의 영화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있다.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중국의 「적어도 하나」(장이무 감독)와 역시 중국 작품으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17년」(장위엔 감독)은 사회성 높은 휴머니즘적소재와 `이야기 말하기식' 전개방식을 취한 공통점이 있다.

「적어도 하나」는 중국의 오지 마을 초등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집안일로 휴가를 낸 사이 학급을 맡게된 13세 소녀가 돈을 벌기 위해 노동자로 전락할 운명에처해진 10세 소년을 다시 `학생'으로 복귀시킨다는 내용의 휴먼 드라마다.

「17년」 역시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부모의 재혼으로 함께살게된 이복자매끼리의 질시가 급기야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풍비박살난 한가족이 오랜 세월후에 화해를 모색하게된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소재와 전개에 있어서 이러한 경향은 최근들어 판타지 문학의 영향을 받아 초현실적인 소재와 `이미지 보여주기식' 전개 방식을 즐겨 채택하고 있는 서구의영화와는 판이하게 구분된다.

장이무 감독은 "이 영화는 중국의 어린이들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어린이들에 대한 애정은 정치나 국경가는 상관없이 보편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본다"고 자신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각각 중국의 5세대 감독군과 6세대 감독군을 대표하는 장이무 감독과 장위엔 감독은 색채 감각 등 표현 기법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소재와 주제, 전개방식에 있어서는 `동일 세대'로 묶어볼 수 있다.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우리가 몰고온 바람」역시 「적어도 하나」와 같이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갑자기 흘러들어온 일단의 외부인들과 마을 사람들의 심리적 갈등을 섬세한 터치로 묘사한 작품이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일상성에 천착하고 있는 사실은 그의 87년 작품으로 초등학생과 우정, 숙제라는 평범한 소재들를 통해 사회적 모랄의 비윤리성을 적시해낸「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는 「거짓말」을 비롯, 최우수 여우상을 수상한 「포르노그래픽 정사」처럼 성적 소재를 다룬 작품이 많아 영화제 개최 장소인 리도섬을 빗대 `리도섬의 리비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며 내용에 있어서도 세기말을 반영,휴머니즘보다는 황폐해진 인간 정신을 다룬 작품이 주류를 이뤘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휴머니즘이 강하게 녹아있는 주제의식과 어찌보면 다소 구태의연한 전통적인 전개방식을 취한 아시아 영화들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냈음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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