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어린이를 위한세계명화 이야기] '어린이 눈높이' 그림감상 입문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어린이를 위한세계명화 이야기] '어린이 눈높이' 그림감상 입문서

입력
1999.09.13 00:00
0 0

어린이를 위한 그림 감상 입문서가 나왔다. 미술관 아트선재센터의 부관장이자 큐레이터인 김선정씨가 쓴 「어린이를 위한 세계 명화 이야기」 (삼성출판사. 8,500원)는 어린이에게 그림 보는 눈을 틔워주는 상냥한 안내서이다. 미술감상 입문서로 어른을 위한 책은 많지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것은 드문 편이라 반갑다.책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20세기까지 약 600년간의 서양 명화 42점을 소개하고 있다. 큼직한 책을 펼치면 오른쪽에 그림, 왼쪽에 간단한 설명이 실려 있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 화가의 살아온 이야기, 당시의 역사적 사건,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 이해를 돕는 내용을 이야기하듯 쉽고 재미있게 썼다.

26쪽을 펴보자.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얘기다. 그림에 등장하는 거울 위 화가의 서명, 앞쪽 작은 강아지의 비밀 등 눈여겨 봐야 눈치챌 수 있는 숨은 상징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식으로, 그림마다 화가가 왜 그렇게 그렸을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 들려주고 있다.

김씨는 아트선재센터의 어린이를 위한 예술체험 프로그램 「스토리텔링」을 진행하다 이 책을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어린이는 어른보다 그림을 더 잘 느껴요. 어른이 못느끼는 것을 잘 잡아내죠. 예술은 어려운 게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가까이 하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지요』

그림을 좋아하는 어린이 얘기로 잘 알려진 동화 「플란더스의 개」가 있다. TV 만화로도 방영돼 낯익은 명작이다. 주인공 네로는 루벤스 같은 화가를 꿈꾸는 소년. 가난하지만 착하고 명랑한 네로는 추운 겨울 밤 루벤스의 그림 앞에서 얼어죽어 꼬마 독자들을 눈물 흘리게 만든다. 어린 소년의 가슴에 예술에 대한 사랑을 심어준 루벤스 그림의 힘은 무엇일까.

어린이는 누구나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창을 갖고있다. 그 창을 열어주는 일은 어른이 해줄 수 있다. 자주 만나게 해주는 것, 그게 지름길이다.

이 책을 읽고 미술관에 가서 직접 원화를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외국에 있는 그림들이라 그럴 수 없는 게 아쉽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로 또 다른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다. 큼직한 컬러 사진들을 보면서, 그림 속으로 상상의 날개를펴고 날아가는 아이들을 따라가는 것은 부모들에게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 그 다음 일은 아이 손을 잡고 미술관을 찾는 것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