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테디셀러 이야기](9) 무소유- 시원한바람.차가운 샘물같은 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테디셀러 이야기](9) 무소유- 시원한바람.차가운 샘물같은 책

입력
1999.09.13 00:00
0 0

꾸준히 오래 팔리는 책으로 법정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범우사 발행)를 뺄 수 없다. 76년 4월 처음 나왔다. 초판 16쇄, 2판 63쇄를 찍었고 3판이 9일 나왔다. 85년에 나온 2판은 맞춤법과 교정부호를 손질한 것. 이번에 나온 것은 어렵고 잘 쓰이지 않는 한문을 한글로 쉽게 풀어 고쳐 썼다. 손바닥만한 문고본에 글만 다닥다닥 붙여 실은 기존 판과 달리,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충분한 여백을 두고 책크기도 4·6배 변형판으로 키우고 삽화로 이철수의 판화를 실었다.책은 35편의 맑은 글을 담고 있다. 길지 않지만, 숲에서 만나는 시원한 바람 같고 차가운 샘물같은 글들이다. 욕심이나 집착을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라는 잔잔한 권유가 마음을 파고든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생각해볼 말씀이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무소유」에서)

청빈한 삶을 설파하는 여러 에세이 중에서도 이 책이 유독 사랑을 받는 까닭은 지은이가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스스로 선택한 가난을 살고 있다. 「맑고 향기롭게」 라는 모임을 만들어 그런 세상을 만드는 일을 조용히 펼치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