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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 모습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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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 모습 안타깝다

입력
1999.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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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김영삼 전대통령측이 주도하는 민주산악회 핵심멤버인 세 의원의 당직박탈을 결정함으로써 민산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홍상태가 점점 깊어가고 있다. 이회창총재측은 앞으로 발대식과 산행등 민산의 움직임이 조직화하면 이들에 대한 출당등 추가제재 조치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산참여측은 당권파의 밀어붙이기 공세에 불복할 뜻을 밝히고 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아 양측의 대립양상은 더욱 첨예화할 조짐이다.우리는 그간 수차에 걸쳐 본란을 통해 야당의 세력분산화 우려가 있는 민산의 정당(政黨)화 가능성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한바 있다. 민주주의 정치발전을 위해서나, 당장 여권의 독주와 전횡을 막기위해서는 건전한 야당의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를 저버린채 양측은 상생의 방법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제 갈길을 고집하는 형국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양측은 역지사지 자세로 야세를 결집하는 공생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야당의 분열은 곧 대체세력으로서의 존재를 포기하는 무모한 소모전에 불과하다.

먼저 이총재측에게는 당내 반대세력을 감싸안을 포용력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는 물론 현재도 마찬가지로 야당에는 당권파에 반대하는 비주류 세력이 있게 마련이다. 지독했던 유신시대나 칠흑같이 어두웠던 군사정권 시절에도 야당은 당내 민주화를 통해 국민에게 대체세력으로서의 희망을 주었다. 당권을 놓고 혈전을 불사하다가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일체감을 나타냈던 것이 자랑스런 우리 야당사다. 이처럼 야당의 리더십은 끈질긴 투쟁속에서 확립되어 온 것을 헌정사는 증언하고 있다.

민산가입자들에 대한 이총재측의 조치는 비록 민산측의 「정당화 않는다」는 다짐에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하더라도 이들의 반(反)DJP선언 만큼은 수용할 수 없는 일이 아니므로 대화와 설득의 여지를 스스로 닫아버린 결과가 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총재측의 「싹부터 자르겠다」는 대응이 마치 당내 반대세력의 존재부인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민산세력도 우선 정당화불가 약속이 먹혀들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그들 책임이다. 또 反DJP전략이 이 길밖엔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총재가 다음정권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면 비주류 연대등 보다 떳떳한 방법으로 대안을 찾을 수는 없을까. 지난 고양시장 등 최근의 재·보선결과와 달리 한나라당이 기대했던 용인보선에서 패배한 것은 내홍탓이란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국민은 대체세력이기를 포기한 야당에는 더이상 성원을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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