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수술거부로 죽음의 고비를 맞을 뻔했던 김신애(9)양이 삼성서울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 편지를 보내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신애양은 동생들을 돌보느라 병원에 잘 들르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지난 4일 쓴 이 편지에서 「엄마는 안 먹고 동생들만 먹이니까 다리에 힘이 없어서 엄마 관절이 아프잖아요」라고 썼다.
어려서부터 외할머니댁에 자주 맡겨졌던 신애양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갈 뻔했던 부모를 원망하기는커녕 부모품을 몹시 그리워했다. 신앙상의 이유로 신애양의 치료를 거부했던 아버지도 병원에 찾아와 신애양의 머리를 깎아주는 등 부녀간의 관계도 회복돼가고 있다.
요즘 신애양은 오후에는 학교친구들이나 멀리 떨어진 이름없는 사람들에게서 오는 격려 편지를 읽으며 보낸다. 편지나 동화책을 읽는 것은 간병인이나 자원봉사자 언니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신애양은 어머니에게 손수 편지를 쓰고난 후 3일을 앓아야 했다. 아직은 건강이 몇 줄의 편지를 쓰는 것마저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허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달 뒤 있을 수술을 위해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신애양의 건강은 전보다 호전되고 있다. 신애양의 담당의인 성기웅(成耆雄)교수는 『최근엔 부어올랐던 허리둘레가 84㎝에서 77㎝로 줄어들었다』며 『신애양의 수술 성공 가능성이 70% 이상돼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신애양을 지켜보던 한 간호사는 『신애양이 살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하루빨리 회복돼 원하던 피아노를 마음껏 칠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