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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무능한 유엔-결단보다 눈치보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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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무능한 유엔-결단보다 눈치보기 급급

입력
1999.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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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UN)이 코소보에 이어 동티모르 사태에서도 무책임과 무능력함을 드러내고 있다. 각국의 언론 및 국제인권단체들은 『유엔이 폭력사태 해결을 위한 결단을 내리기 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강대국들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고 연일 질타하고 있다.영국의 가디언지는 『유엔은 압도적인 투표율로 동티모르인의 독립의지를 확인했지만 결과를 보장하고 추진할 능력이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유엔이 독립 찬반 투표실시를 이끌어낸 것은 나름의 성과였지만 투표후의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지적이다. 투표전부터 친인도네시아계 반독립파 민병대는 보복을 다짐해왔었지만 유엔은 「안전판」을 전혀 준비하지않았다.

평화유지군 파견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여론에 대해 유엔은 「인권보다 주권」의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인권관계자들은 유엔이 코소보와 동티모르에 대해 이중의 기준을 갖고 있다고 반박한다. 코소보는 오래전부터 유고연방의 영토로 인정되어왔지만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가 75년 강점한만큼 오히려 주권을 주장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 코소보 사태로 인해 떨어진 유엔의 위상을 올리고 임기동안 치적을 쌓으려는 욕심에서 권력기반이 취약한 B.J. 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끌어내 무리하게 독립 투표를 강행했다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EU등 서방 강대국들의 미온적이 태도도 동티모르사태 해결을 지연시키는 중대 원인으로 지적된다. 미국은 10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군사적인 관계를 중단하는등 외부적인 압력조치를 취했으나 평화유지군 파병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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