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 주변의 금융스캔들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세계은행(IBRD)의 융자금에 대해서도 불법유용 의혹이 일고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 융자에 관여한 금융소식통의 증언을 인용, 『세계은행이 96년에 융자한 5억달러의 행방이 묘연해 옐친 주변의 불법유용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92년부터 30억달러를 러시아에 융자했다. 이중 96년 7월 제1차 석탄산업 구조개혁 조정자금으로 빌려준 5억달러가 인수자인 지방정부에 아직 전달되지않았다. 또 러시아 광산노동자동맹의 코뱌코프회장도 『5억달러의 일부가 석탄산업에 돌려졌으나 나머지 대부분은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러시아 융자금을 주로 뉴욕은행의 러시아 중앙은행 구좌에 입금, 러시아정부가 국내 중앙은행 재무부 구좌에서 이를 꺼내 운용해 왔다. 그러나 문제의 5억달러는 뉴욕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의 구좌를 통해 러시아 국내로 옮겨진 것으로 밝혀져 정치자금으로 유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 모스크바사무소의 마이클 카터소장은 『러시아정부는 5억달러를 예산에 넣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그 증거가 없어 최종 용도를 확인할 수 없다』며 『현재 러시아 정부에 진상보고를 요구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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