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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한국인억류] 전목사 어머니, "내생애 가장길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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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한국인억류] 전목사 어머니, "내생애 가장길었던 시간"

입력
1999.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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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당국은 전모(40)목사등 재중동포 70여명을 억류하면서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수갑을 채우는 등 매우 거칠게 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중국 창춘의 벧엘선교센터에서 공안요원에게 연행됐다가 40여시간만에 손자등과 함께 풀려나 1일 귀국한 전목사의 어머니 박모(61)씨는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택에서 본사 기자와 만나 『아무 영문도 모르는 가족들을 험악하게 벽으로 몰아붙이던 공안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비록 이틀이 채 못되는 시간이었지만 내 생애에서 가장 길었던 시간』이라고 공포의 순간을 회상했다. 다음은 박씨가 전하는 사건전후.

『선교센터 근처 자택에서 아침을 준비하던 중 권총과 소총을 찬 무장한 공안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나와 남편, 아들과 며느리, 두 손자를 마당으로 끌어냈다. 100여명의 공안들과 수십대의 차량이 바삐 오가는 가운데 총을 든 공안들은 아무런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차안으로 몰아넣었다. 13살, 14살 난 손자들에게까지 수갑을 채워 항의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우리들은 곧바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외진 호텔에 수용돼 나와 남편, 며느리, 손자들은 한방에 감금됐다. 아들 등 성인 남성들은 따로 격리됐다. 하지만 공안요원 서너명이 항상 방안에 있어 가족들끼리 대화조차 일절 불가능했고 화장실마저 공안요원과 함께 다녀와야 했다. 남편과 며느리는 서너차례 조사를 받기위해 밖으로 나갔다 왔다.

엄한 감시속에 신체적인 위해는 없었지만 대화를 나누는 기색을 보이면 공안들이 즉각 제지했다. 아들이 어느 방에 있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워낙 철저히 격리돼 석방된 후에야 아들이 간첩혐의에 대해 추궁받았다고 전해들었고 장춘시내 일대 한국인 관련시설에서 다른 재중동포들도 끌려온 것을 알았다』

박씨는 22일 오후 10시께 남편과 두 손자, 그리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두 한국인과 함께 석방돼 귀국했다. 하지만 박씨의 남편과 나중에 풀려난 며느리는 아직 창춘에 남아 전목사의 석방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목사의 가족들은 『사건 직후 북경의 한국대사관과 심양의 영사관에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서로 자기관할이 아니라고 미루기만 했다』며 『사건발생 보름이 지난 6일에서야 신상명세만을 가르쳐 달라고 했을 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일언반구의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며 흥분했다. 전씨가족은 『앞으로도 우리정부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유엔등 국제단체에 호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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