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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수사] 회의거듭→ "원칙대로"→11시 'OK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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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수사] 회의거듭→ "원칙대로"→11시 'OK사인'

입력
1999.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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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긴박했던 순간들■검찰은 9일 오전 이익치 현대증권회장의 구속방침이 결정되기까지 긴박한 분위기 속에 구수회의를 거듭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특히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이날 출근 직후인 오전 9시40분께 대검 간부(검사장급 이상)들을 불러 이들이 전날 밤 직접 경제계 인사를 접촉하며 파악한 이회장 구속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대검 간부들은 경제수치 등을 제시하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보다는 이회장을 구속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리가 많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각 서울지검에서는 임양운(林梁云) 3차장과 이번 수사를 지휘한 이훈규(李勳圭)특수1부장이 막판 의견조율을 마친 뒤 3차장 산하 특수2, 3부장 외사부장 강력부장을 6층 집무실로 긴급소집, 「원칙대로 처리」라는 수사 실무진의 방침을 최종 확인했다.

이후 임차장은 박총장 방에서 나온 대검 참모와 10여분동안 전화통화를 통해 전날까지 혐의를 부인하던 이회장의 자백 사실과 함께 수사팀의 최종 의견을 전달하고 마지막 조율 작업을 벌였다. 조율된 의견과 추가 보고사항을 전달받은 박총장은 「최종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차장은 『수사팀의 뜻에 따르겠다』는 박총장의 결심을 들은 오전 11시께 이부장과 함께 임휘윤(任彙潤)서울지검장을 찾아가 「OK 사인」을 얻어냈다. 임 서울지검장 방을 나선 두 사람은 기자들을 만나 엷은 미소와 함께 『오전 11시30분께 발표하겠다』는 짤막한 말을 던졌다.

오전 11시20분께 임차장이 이회장 「구속방침」을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함으로써 8일 오후부터 숨가쁘게 전개됐던 검찰의 「이익치 구속 작전」은 막을 내렸다.

이날 오전 한 때 임 서울지검장은 이 회장의 귀가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검찰도 국가 기관인데 경제논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연막」을 피워 이회장의 「귀가 가능성」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박 총장은 8일 오후 4시께 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과 대검 간부 전원을 긴급 소집, 2시간여에 걸쳐 이회장 구속여부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이 자리에서는 일치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으나 『드러난 혐의에 따라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경제논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회장 등을 사법처리할 경우 국가경제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이번 사건을 투명하게 처리함으로써 오히려 대외신인도를 높일수 있다는 반론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대검 간부회의가 끝난 뒤 서울지검에서는 임차장과 이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피한 채 굳은 표정으로 『할 말이 없다』며 저녁 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가자 「외압」에 검찰이 굴복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며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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