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수사] 청와대 "검찰이 알아서 판단한 것"

청와대는 9일 검찰이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회장의 구속여부를 놓고 진통을 거듭하다 구속으로 결론을 내리자 『검찰이 알아서 판단한 것 아니냐』고 차분하게 반응했다.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우리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청와대가 검찰에 이회장 불구속을 지시하지도, 지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의 독자적 결정이며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미묘한 분위기가 깔려 있다. 청와대의 몇몇 핵심관계자 경제상황과 재계 입장을 고려, 가급적 이회장을 불구속하자는 입장이었던 만큼 이회장 구속소식에 떨떠름한 표정이다. 특히 검찰 수사팀이 수사내용을 미리 언론에 흘리고 구속을 기정사실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데 대해 일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국정 전반을 놓고 전후좌우를 살필 수밖에 없는 반면 검찰은 한쪽만 본 것 같다』고 촌평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이회장 불구속 쪽으로 기울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융통성을 보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 고위관계자는 『이회장을 구속한다고 우리 경제가 악화한다고 단정할 수만도 없다』면서 『융통성은 국민 여론이 강력하게 불구속을 지지할 때나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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