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최된 전국경제인연합회 월례 회장단회의에 삼성 현대 LG 「재계 빅3」 총수가 모두 불참했다.이번 회장단회의는 6월 이후 3개월만에 개최된데다 대우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돌입, 현대증권 주가조작사건 수사, 재벌2세 세무조사 방침, 정부의 재벌정책 본격화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재계 입장과 향후 대응방향을 정리하는 자리여서 대부분 회장단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과 구본무(具本茂)LG회장이 금주초 전경련에 선약을 이유로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통보해왔다. 이어 현대 정몽구(鄭夢九)회장은 이날 상오 「급한 약속」을 이유로 불참할 것임을 알려왔다. 현대 비서실측은 정회장이 이날 기아 소하리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들은 『정몽구회장의 경우 검찰의 강도높은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 때문에 회장단회의 참석을 불편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월례회의에 종종 참석해온 이건희회장도 최근의 삼성자동차 부채처리문제와 국세청의 재벌2세 세무조사 방침 등으로 심기가 편치 않아 이번 회의에 불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와 전경련 주도로 추진된 현대전자-LG반도체 빅딜 이후 월례회의에 불참해온 구본무회장은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회의에는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대우회장)과 손길승(孫吉丞)SK, 김석준(金錫俊)쌍용, 이준용(李埈鎔)대림, 이웅렬(李雄烈)코오롱, 장치혁(張致赫)고합회장 등 회장단 22명 중 11명만이 참석해 「반쪽 회의」로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회장단의 물리적 숫자는 절반이지만 재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재계 빅3」가 빠진 회장단회의가 과연 재계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월례 회장단회의 무용론」, 심지어 「전경련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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