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10월 인도분 선물가)는 7일 전날보다 배럴당 60센트나 오른데 이어 8일에도 21센트가 올라 97년 2월 이후 31개월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22.19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이미 배럴당 23달러선에 근접했고,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21달러를 넘어섰다.
이같은 오름세를 견인하는 주요인은 무엇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점. 블룸버그 통신은 8월중 조사결과 올해 3월 하루 210만배럴의 감산에 합의한 11개 OPEC 회원국들과 멕시코, 노르웨이, 러시아 등의 감산 약속이 95%이상 지켜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OPEC은 특히 22일 빈에서 열리는 석유장관회의에서 당초 약속대로 감산합의를 내년 3월까지 1년간 유지키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석유시장 컨설턴트의 말을 인용, 주요 원유생산국들이 감산합의를 계속 이행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4·4분기중 배럴당 25달러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료소비가 늘어나는 북반구의 겨울과 겹치는 11~12월에 국제유가가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소비국인 미국의 원유재고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도 국제유가 상승의 한 요인. 미국의 재고량은 최근 12주동안 10차례나 감소해 지난주에는 올들어 최저치인 3억1,766만배럴까지 떨어졌고, 이번주에는 이 보다 100만~190만배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미 에너지부는 이같은 재고량 감소를 반영, 내년 3월까지의 평균 원유가를 배럴당22.78~23.28달러로 2달러이상 상향조정했다.
더구나 OPEC내 제2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석유노조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1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국제유가의 단기 급등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25달러선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합의 당시 OPEC의 목표유가는 20~22달러여서 이 가격대를 넘어설 경우 산유국들의 증산유혹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넘어서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으로 석유정책의 준거를 「가격이 아닌 재고량」에 두겠다고 한 것도 사실상 증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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