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일단락된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이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회장 구속으로 마무리된 것은 서울지검장, 서울지검3차장, 서울지검특수1부장 트로이카의 작품이다.수사의 총사령탑은 임휘윤(任彙潤·55)서울지검장. 사시12회로 선이 굵고 호방한 스타일인 임지검장은 이번 수사 막판에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수위를 놓고 진통을 겪게 되자, 수사팀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검찰 수뇌부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지난 6월 서울지검장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대검 강력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자녀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을 열성적으로 추진했다.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임양운(林梁云·47)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전남 보성출신으로 사시 17회의 선두주자. 지난 6월 강릉지청장으로 재직하다 사정수사를 책임지는 서울지검 3차장으로 발탁됐다. 솔직 과묵한 성격의 임차장은 이번 수사에서 수사팀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방풍림(防風林)」역할을 했다. 임차장은 수사팀의 입장을 검찰 수뇌부에 가감없이 보고, 수뇌부로부터 「질책」을 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장격인 이훈규(李勳圭·46) 특수1부장 검사는 지난 97년 현직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金賢哲)씨를 구속시킨 검사. 충남 온양출신으로 사시 20회인 이부장은 이번 수사에서도 「경제논리」를 앞세우는 여권 수뇌부와 재계로부터 온갖 압력을 받았으나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이익치 회장을 구속하는 강단을 보였다.
『행동대장만 구속하고 보스를 구속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검찰을 신뢰하겠느냐』는 신념을 관철시킨 것. 이부장은 그러나 『검사 생활 중에 이번처럼 버거운 상대는 처음』이라고 토로할 만큼 마음고생도 심했다.
이부장은 부임 두달만인 지난달에 증권업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던 김형진(金亨珍)세종증권회장을 구속하고 검찰 사상 최초로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의 장본인인 진형구(秦炯九)전 대검공안부장검사장을 구속해 「백발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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