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일 6∼30대 기업과의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던진 메시지도 개혁이었다. 5대 재벌에 요구한 철저한 개혁이 그 뒷순위 기업들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김대통령이 『어떤 일이 있어도 재벌개혁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한 때문인지, 간담회에서는 재계 일각의 「개혁 속도조절론」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기업 회장들은 대신 구체적인 구조조정 성과를 설명하는 등 개혁의 실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다짐을 했다.
김대통령은 압박만을 택하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자신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경영하면 적극 돕겠다』『세계 일류로 가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간담회에서 이준용(李埈鎔)대림회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기업이익을 내고 있다』면서 연말 부채비율 200%를 자신했다.
김승연(金昇淵)한화 회장은 『IMF 과정에서 노사가 회사를 살리자는 일념이었다』면서 『노사합의로 구조조정이 잘됐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그러나 『지금 석유화학 분야는 과당경쟁 중복투자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빅딜이 이루어지는 게 문제』라며 『20~30년 한우물만 판 기업들이야말로 피해자인만큼 이들이 빅딜 논의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태(張相泰)동국제강 회장은 『과거 일본은 기술지도에 인색했으나 지금 여러 이유로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일본인들이 한국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면서 『과거 일본 기업의 한국에서의 철수는 노사문제 때문이었는데 최근의 노사안정으로 다시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동만(趙東晩)한솔PCS회장은 신문용지 매각, 이로 인한 경영건실화를 설명했으며 현재현(玄在賢)동양그룹회장은 『지식기반의 시대에는 지적 요소가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김대통령의 논리를 원용했다. 손경식(孫京植)제일제당회장은 제약과 생명공학부문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에 가기 전 여러분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만났다』면서 『여러분과 근로자, 정부의 고통과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치하했다.
김대통령은 『지금 기업들이 역사상 최대 흑자를 내고 있다』면서 『이는 개혁이 왜 필요한 지를 웅변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절반만 성공했다』면서 『일부의 해이는 제2, 제3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허리띠 졸라매기」를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거듭 노사의 동반자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자관계, 중산층을 위한 경영 등을 강조하면서 『나도 열심히 할테니 여러분도 전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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