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주소와 이용자번호 등에 실명을 사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리얼네임」(Real Name)이라고 부르는 인터넷 실명제는 홈페이지 및 전자우편 주소와 이용자번호(ID) 등에 복잡한 기호나 단어 대신 실제 이름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한국일보사의 경우 「www.hk.co.kr」이라는 주소 대신 한글로 「한국일보」라고 표기한다. 전자우편 주소도 마찬가지. 「홍길동@한국일보」처럼 사용자의 실제 이름과 직장, 소속기관 등을 조합해서 만들 수 있다.기업이나 기관, 사람의 실제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외우기가 쉽고 홈페이 지 주소를 몰라도 찾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자국어 사용이 원칙이라서 해당 국가의 기업이나 기관 등은 자국어로 된 홈페이지 주소를 갖게 된다. 따라서 영어에 서툰 사람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홈페이지를 접속할 경우에도 자국어로 입력한다. 가령 백악관을 찾아갈 경우 한글로 「백악관」이라고 입력하면 접속이 된다. 실명제 서비스업체에서 해당 주소를 자국어로 기록해 놓았기 때문에 접속이 가능하다.
97년부터 연구가 시작된 인터넷실명제는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따로 추진됐으며 유럽, 싱가폴 등 15개국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센추럴사에서 연구를 시작해 현지 특허를 출원한 후 지난해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아이비아이사가 비영어권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2월 개발을 완료하고 특허를 출원, 이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술원리는 두 업체 모두 맵핑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맵핑방식이란 기존에 등록된 인터넷 주소위에 새로 실명주소를 대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기존 주소와 실명주소 두 가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센추럴사(www.realname.com)는 현재 200만개 이상의 주소를 실명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월 2,500만건 이상의 접속횟수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비아이사(www.netpia.com)는 한국전산원의 인터넷주소위원회 위원인 이판정사장이 복잡한 인터넷주소를 쉽게 쓰기 위해 고심 끝에 개발한 맵핑기술을 이용해 32만개의 국내외 주소를 실명으로 등록,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 현지에서도 해당 국가언어로 실명제를 서비스할 방침이다.
주소를 실명으로 사용하려는 기업이나 개인은 등록을 해야 한다. 센추럴사의 경우 연간 100달러, 아이비아이사는 기업은 10만원, 개인은 3만3,000원을 받는다.
실명접속을 이용하려면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서 접속용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전송받아야 한다. 아직은 실명제가 국제표준이 아니라서 웹브라우저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익스플로러」와 넷스케이프의 「커뮤니케이터」에서 지원하기 않기 때문에 별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접속용 소프트웨어가 설치되면 웹브라우저에서도 실명주소를 쓸 수 있다.
이같은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국제인터넷정책위원회(ICANN)는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표준회의를 열고 실명제 표준화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실명제가 표준으로 지정되면 별도의 접속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실명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