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鄭夢憲)현대전자회장의 소환조사를 둘러싸고 검찰과 현대측이 초반부터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다. 검찰이 정회장 주내 소환방침을 밝히자 현대측은 다음주 중반에나 귀국할 것이라며 주내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당초 검찰은 6일 저녁 현대측에 정회장이 8일 오전10시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현대측이 일정을 늦춰 달라고 요구해 최대한 조속히 귀국하도록 종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측이 이날 오후 정회장이 다음주 중반에나 귀국할 것이라고 밝히자, 검찰은 발끈했다. 검찰은 곧장 현대측에 2-3일내, 늦어도 이번주내 소환에 응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현대측은 정회장이 현재 반도체 사업과 LCD투자유치, 통신장비 사업, 현대건설 해외 교량수주 건으로 미국에 체류중이어서 업무를 조속히 마무리하더라도 다음주 중반에나 귀국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정회장이 소환조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귀국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다. 당초 5일 귀국 예정이던 정회장이 갑자기 미국을 방문, 귀국을 연기한 것부터 이상하다는 것이다.
검찰이 정회장을 주내 소환하려는 것은 수사를 조기 마무리하기 위해 일정상 불가피하기 때문. 이번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회장 등 현대 계열사 경영진을 모두 소환, 조사한 만큼 정회장의 조사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관계자는 『정회장이 시간을 끌면서 이회장 등 경영진 조사결과 및 처리를 지켜보고 검찰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귀국을 늦추는 것같다』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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