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로씨는 7일 오후 5시께 숙소인 부산 해운대구 우동 조선비치호텔 1층 연회장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68년 야쿠자 살해사건과정과 31년간의 수감생활, 현재의 심정, 국내 정착생활 계획 등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_고국에 귀환한 심정은.
『석방 전 이틀동안 전혀 잠을 이루지 못해 피곤했으나 동포들이 열렬히 환영해준데다 부산 거리에 차량이 많이 다니는 등 고국의 발전한 모습을 봐 기쁘다. 나는 절반은 일본사람이지만 고국을 열심히 배우도록 노력하겠다』
_소위 「김의 전쟁」을 끝낼 계획인가.
『68년 사건을 전후해 일본인 전체를 미워해 본 적은 없지만 일본에는 엄연히 한국인을 차별·멸시하는 잘못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본인에 대해서는 지금도 엄한 생각을 하고 있다』
_30년이 넘는 수감생활을 어떻게 이겨냈나.
『사건 직후 일본 경찰에 포위됐을 때 「다이너마이트로 자폭하지 말고 권총으로 자결해 사체를 수습하도록 해달라」고 울부짖던 어머니를 생각하며 고통의 세월을 이겨냈다』
_왜 부산으로 귀국하게 됐나.
『지난해 어머니가 작고했을 때 삶에 대한 아무런 희망이 없었으나 박삼중 스님의 위로로 새로운 희망을 갖고 어머니의 고향인 부산으로 귀환하게 됐다』
_석방을 계기로 한일관계가 악화했다는 일부의 우려도 있는데.
『내 마음 속에 있는 복잡한 심정을 모두 밝힌다면 한일관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_석방조건은 없었나.
『일본 당국은 조국에 돌아가서 편안히 살 것 일본 정부를 비난·항의하지 말 것 한국에서 박삼중 스님과 같이 생활하고 여생을 조용하게 보낼 것 등 3가지 사항에 대해 3번이나 반복해 서약할 것을 강요했다』
_최근 한일관계를 어떻게 보나.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로 한국에 대한 일본 언론의 인식이 대단히 좋아졌다. 특히 김 대통령이 한승헌씨 등 2명의 변호사를 보내준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
_앞으로의 국내 생활계획은.
『박삼중 스님과 같이 생활하며 모국의 풍습과 언어를 익히
겠다』 부산=김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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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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