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상무대 이전공사를 수주하면서 특혜시비와 함께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샀던 조기현(曺琦鉉) 전청우종합건설 회장이 92년9월부터 대선 직전인 그해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당시 민자당 김영삼(金泳三)후보측에 35억원을 빌려줬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있다.7일 서울지법에 따르면 조전회장은 지난달 『92년 대선을 앞두고 김전대통령측 요청으로 5차례에 걸쳐 무이자로 35억원을 빌려줬으나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김전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에 대한 부동산가압류신청서를 제출했다.
조전회장은 신청서에서 『92년 9월 김전대통령 측근 K의원의 소개로 상도동 자택에서 김전대통령을 만나 5억원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9월12일 K은행 서여의도지점에서 발행한 5억원짜리 수표 1장을 건넸다』고 밝혔다. 조전회장은 또 『같은해 10월 김전대통령이 서울 H호텔에서 불교계 지원명목으로 30억원을 추가 요청, 회사「가수금」을 빼내 12월 대선전까지 10억원씩 2차례, 5억원씩 2차례 등 4차례에 걸쳐 30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조전회장은 『지난해 4월 상도동을 방문, 김전대통령에게 자금변제를 요청하는 등 수차례 변제를 요구했으며 김전대통령은 올 4월 강남 P호텔에서 비서관을 통해 현금 3,000만원을 주면서 「나머지는 홍인길(洪仁吉)의원이 나오면 해결해주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94년 상무대 비리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전회장이 658억원의 상무대 공사선급금중 189억원을 횡령, 동화사 통일약사대불 공사비 80억원 전국 법회 비용 45억원 개인 빌라구입 20억원 「가수금」변제 44억원 등에 사용했으나 정치권 유입 흔적은 없다고 밝혔었다.
조전회장과 변호인측은 서울지법이 『차용증이나 현금보관증 등 대여금으로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소명이 부족하다』며 신청을 기각하자 정식 소송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상도동 대변인역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사실관계를 전면부인했다.
박의원은 『엉뚱한 주장을 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김영삼 전대통령은 대통령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은 적은 있으나 어느 누구로부터도 결코 돈을 빌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