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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로씨 귀국 첫날 표정] "모국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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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로씨 귀국 첫날 표정] "모국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입력
1999.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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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로(權禧老·71)씨는 악천후로 예정 보다 15분가량 늦은 7일 오후 1시35분께 김해공항에 도착했다.권씨는 회색 양복에 체크무늬 모자와 갈색 안경을 쓰고 어머니 박득숙(朴得淑)씨의 유해를 목에 건채 귀빈실 입구로 나와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한뒤 환영인사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외치며 감격에 겨워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권씨는 귀국인사에서 미리 원고를 준비한듯 또렷한 우리말로 『석방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며 『일본에서 나고 자라 모국을 잘 모르지만 앞으로 열심히 배우겠다』고 말했다.

2분여간 계속된 연설에서 권씨는 부산으로 귀국한 이유에 대해 『어머니의 고향이 부산이어서 내 고향도 부산으로 생각한다』며 『평생 옥바라지를 하다 숨진 어머니의 뜻을 받들며 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씨는 연설후 귀빈실 입구에 세워진 부산 29가 2493호 검은색 벤츠승용차에 몸을 실은뒤 곧바로 자비사로 향했다.

○…권씨가 입국한 김해공항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11시께부터 자비사 신도회원 등 300여명의 환영인파와 국·내·외 취재진들이 몰려 붐볐다.

권씨가 빠져나온 국제선 청사 의전주차장 앞에는 「애국동포 김희로선생 영구귀국」, 「고향에 오심을 환영합니다」 등 10여개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또 부산지역 불교신도들로 구성된 「자비실천 합창단」 소속 회원 20여명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선구자, 귀국선, 아리랑 등을 부르며 축하했으며 부산 경희정보여고 학생 14명으로 구성된 풍물패들이 영남농악 등을 공연했다.

○…권씨가 도착한 김해공항에는 이날 오전부터 경찰 경호팀이 삼엄한 경계망을 펼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이날 부산경찰청 특공개 24명과 전투경찰 5개 중대 600여명을 동원, 권씨의 입국통로인 귀빈실 주변 100여㎙를 두겹으로 포위했으며 전투경찰들 사이 사이에는 3㎙ 간격으로 방탄조끼와 기관총, 소총으로 무장한 특공대원을 배치했다.

또 옷로비 사건때 장관부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몸뻬바지 18벌을 총리실에 보내 화제를 모은 활빈단(단장 홍정식·洪貞植·49) 자원경호대원 70여명이 김해공항과 자비사, 조선비치호텔에서 권씨 경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권씨가 고국에서 첫 밤을 묵게 될 해운대구 우동 조선비치호텔도 외벽에 「애국동포 권희로씨 영구귀국 환영」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로비 등 내부는 무궁화 일색으로 꽃꽂이를 해 권씨의 영주귀국을 환영했다.

호텔측은 이날 저녁 권씨의 식사를 김치 등 한식으로 식단을 꾸몄고 「출옥한 사람에게는 두부를 먹인다」는 관습에 따라 메뉴에 손두부를 포함시켰다.

/부산=김창배·목상균·이동렬·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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