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 정당에서 총재의 리더십에 대한 자성과 비판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있다. 국민회의는 「오너체제」 극복을 통한 당 운영방식의 개선문제가 제기됐고, 한나라당은 리더십의 모호한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이같은 비판론은 과거에도 간간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기는 했지만, 공교롭게도 여야가 신당 창당과 제2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관심이 증폭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민주적 리더십의 확립과 보스 1인 중심의 정당운영 개선이 정치개혁의 요체가 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여야 정당의 환골탈태 작업을 예의 주시하고자 한다.
국민회의 의원 연수에서 제기된 「오너체제 극복론」은 좀처럼 거론하기 힘든 민감한 대목이다. 국민회의를 오너체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누구도 감히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 문제제기를 한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정당의 오너체제는 이른바 사당정치, 패거리정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정치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그리고 요즈음 운위되고 있는 정치개혁을 위해서도 정당의 오너체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의원 연수에서는 비록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오너체제 극복을 위해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됐는데, 그 주장은 당총재인 김대중대통령이 신당에서 명예총재를 맡아 2선으로 물러나야한다는 것이다.
여당의 총재인 대통령이 명예총재로 물러나는 것은 정치적 기반을 상실하는 것이나 국정의 원활한 운영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지만 한번쯤 귀담아 들을 대목임에는 틀림없다.
야당인 한나라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국민회의나 자민련처럼 강력한 리더십과는 달리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한나라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런 리더십 불안의 원인을 정체성의 부족에서 들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물론 이회창총재가 정치경륜이 짧고, 3김씨처럼 강력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에는 수긍이 가지만, 비전과 자기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은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이총재는 3김정치를 비판하면서 그 반사이익을 얻으려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 아니라 3김씨와 차별화한 리더십과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가올 21세기에는 때묻지 않고 투명한 리더십, 권력에의 집착보다 미래와 민생에 천착하는 리더십, 미래의 대안을 제시하는 희망의 리더십만이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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