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세대 작가로 인기를 얻고 있는 요시모토 바나나(사진)의 중편소설 「하치의 마지막 연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고교생 남녀의 기이한 만남과 이별을 통해 삶의 건강함을 회복하는 이야기.주인공 마오는 「자비의 마을」이라는 자그마한 종교 단체 교주의 손녀다. 교주인 할머니, 자주 남자를 갈아치우는 엄마 등 뒤틀린 성장기를 보낸 마오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한 채 암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할머니의 임종 자리에서 「너는 하치의 마지막 연인이 될 거다」는 예언을 듣는다. 그리고 운명처럼 인도에서 수행하던 하치가 마오 앞에 나타나 회색빛 세계에 갇혀 있는 그녀를 채색된 세상으로 이끌어 낸다. 그러나 만남은 잠깐. 하치가 수행을 위해 인도로 돌아가기로 결정하는 바람에 마오는 연인을 잃지만 옛날처럼 절망의 나락에 빠지지는 않는다. 「한결 더 좋은 많을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누구도 예언하지 않으니까 더듬더듬 찾아갈 테지만, 가장 멋진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찬 삶의 태도를 배운 것이다. 바나나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에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해졌다. 짧게 떠나는 낭만적이고 따뜻한 환상 여행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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