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양운 서울지검 3차장은 이날 김형벽 현대중공업 회장이 출두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2시50분께 기자실에 급히 내려와 『이익치 현대증권회장을 7일 오후5시 소환한다』고 짤막하게 알린 뒤 자리를 떠났다.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수사가 장기화할 경우 주가하락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현대측의 논리가 설득력을 얻을 것을 우려, 수사팀이 이회장 소환시기를 서둘러 앞당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이날 오후 2시 변호인과 함께 서울지검에 출두한 김형벽 현대중공업 회장은 『현대증권이 주가조작하는 것을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대답만 되풀이한 뒤 곧바로 11층 조사실로 향했다. 김회장은 이에 앞서 오후 1시20분께 변호인을 통해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외자유치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떳떳하게 출두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초 6일 귀국예정인 현대전자 정몽헌 회장이 사업상 이유를 들어 돌연 귀국을 연기하자 태연한 척 하면서도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정회장측에서 수사팀에 별도로 연락을 해온 것은 없다』며 『그러나 이번 수사는 언론에서 지적한 것처럼 어떤 식으로든 정회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검찰은 이날 현대전자 장동국 부사장과 강석진 전무를 소환조사한 결과 현대전자가 현대증권과는 별도로 회사자금 200억원을 투입, 자사주식의 시세조종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검찰주변에서는 수사팀이 현대전자의 주가조작 개입사실을 새삼 거론한 것을 두고 『정씨 일가로 쏠리는 의혹을 사전에 막기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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