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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사건] "한숨 돌렸지만…" 현대 여전히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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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사건] "한숨 돌렸지만…" 현대 여전히 긴장

입력
1999.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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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진 소환시작 표정김형벽(金炯璧) 현대중공업 회장을 필두로 그룹 수뇌진의 검찰 출두가 시작된 6일 현대그룹의 임직원들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수사 상황을 확인하는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검찰이 이계안(李啓安)현대자동차사장을 조사 직후 출국금지조치에서 해제시켜 해외 업무를 보도록 해 준데다 정몽헌(鄭夢憲)회장 소환조사에 대해서도 「방침은 밝히되 발언 강도를 낮춘 것」으로 보아 일단 한숨은 돌렸다고 생각하지만 어디서 어떤 뇌관이 터질지 몰라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대는 특히 일본에 머물던 정회장이 귀국을 하루 앞둔 5일 미국으로 이동한 것이 검찰조사와 관련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는 정회장이 미국의 반도체관련 현지법인에 중대한 결정사항이 생겨 미국으로 향한 것일 뿐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현대는 그룹의 해외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회장이 평소에도 상황에 따라 국내·외 스케줄을 자주 바꾸는데다 검찰로부터 소환을 받지도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의 미국행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회장이 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으로부터 주가조작을 지시했을 것이라는 항간의 의혹에 대해 현대측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현대의 경우 각 계열사간 업무가 엄격히 구분돼 있어 아무리 오너일가라 하더라도 자신의 관할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타계열사 업무에는 간섭하지 않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무려 2,134억원(현대중공업 1,882억원, 현대상선 252억원)의 거액을 동원할 정도면 그룹 오너의 승인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의 연매출이 각각 7조원,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2,000억원대 자금은 충분히 각 계열사 회장들의 전결사항으로 처리하고 있다는게 현대의 설명이다.

현대측은 정회장이 이르면 주말께 귀국할 것이나 상황에 따라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휴가를 마치고 정상 업무에 복귀한 이익치회장은 이날 여의도 현대증권으로 출근하지 않고 상오 7시께 계동 사옥으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은 뒤 현대증권 지점을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측은 이날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주재하는 티타임에는 이회장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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