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전만해도 미우라 가즈요시(32·교토퍼플상가)는 일본축구의 영웅이었다. 97년 9월28일 도쿄 국립경기장서 한국과 프랑스월드컵 지역예선을 벌일 때만해도 관중들의 환호성은 온통 「미우라」였다.그러나 이제 「킹 가즈」미우라는 지고 괴팍한 신세대스타 나카타(22·페루자)가 그자리를 메우고 있다. 8일 이란과 대표팀 평가전을 갖는 일본대표팀 명단에 미우라는 빠진 반면 나카타는 평가전임에도 불구하고 트루시에감독이 구애끝에 올림픽대표팀에 합류시킬 정도로 명암이 뒤바켰다.
닯은 꼴 스타인 미우라와 나카타를 통해 달라진 일본축구의 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브라질 유학을 하는 등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일본 언론의 집중적인 성원을 받은 미우라는 이탈리아 프로팀으로 건너갔다. 날마다 일본언론들은 일거수 일투족을 소개하며 「영웅만들기」에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미우라는 임대선수였을 뿐이었고 「일본 최고의 골게터」란 자리가 한계였다.
반면 나카타는 분명 다르다. 수년전부터 천재 미드필더로 각광 받았던 나카타는 98프랑스월드컵 본선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자신의 실력만으로 이탈리아 페루자에 입단한 것. 나카타는 지난해 페루자에서 10골을 넣는 등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키며 이미 세계적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부터 퇴출된 미우라는 연봉 6,000만엔에 교토퍼플상가로 돌아왔다. 2년전 2억2,000만엔의 연봉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렇다고 미우라의 공적을 간과할 수는 없다. 미우라가 일본 축구를 아시아정상권에 올려놓았다면 단지 다음세대인 나카타가 일본축구를 한단계 높여 세계무대로 진출시켰다는 역할차이일 뿐이다. 7일 한일전에 나서는 이동국에게나카타의 역할을 기대한다면 무리일까.
도쿄(일본)=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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