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대통령 부부가 170만 달러짜리 대저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현찰 135만 달러를 은행에 융자담보로 선뜻 내놓은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클린턴 부부의 오래된 친구이자 민주당 자금모금책을 지낸 테리 맥컬리프다.미국 언론들은 4일 일제히 550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왕빚쟁이」 클린턴대통령이 부동산및 주택융자보험업자인 맥컬리프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주택매매 계약을 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맥컬리프와 클린턴의 관계를 집중조명하며 클린턴이 맥컬리프로부터 거액의 지원을 받은데 대해 「정치적 윤리」 차원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실상 맥컬리프는 사업가라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정치헌금의 귀재」로 알려져왔던 인물. 올해 겨우 42세인 맥콜리프는 조지타운대 법대를 졸업한뒤 일찌감치 카터 전대통령의 선거캠프에 들어가 정치헌금 모금술을 익혔다. 이후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온 맥컬리프는 92년 클린턴 선거진영에서도 「돈모으기 실력」을 십분발휘, 클린턴의 최측근 후원자로 부상했다. 96년 선거 당시에 재력가들을 백악관에 불러 재워주는 댓가로 헌금을 내도록 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낸 것도 그였다.
맥컬리프는 지난 97년 클린턴의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것외에 일체의 공직에 나선 적은 없지만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때 유명해진 버논 조던 변호사와 더불어 클린턴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알려져있다. 클린턴 부부의 지난 여름휴가에도 그는 클린턴과 골프를 치고 와인을 마시는등 자주 어울렸다.
맥컬리프는 또 힐러리의 2000년 상원진출을 위해 또다시 정치자금을 모으는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그는 「흑심이 있어 클린턴을 후원하고 있다」는 비난에 대해 『나는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클린턴이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일축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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