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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유전자 조작’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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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유전자 조작’ 지뢰밭

입력
1999.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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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이 수입 미국산 콩가루에 「유전자 조작 식품이 아님」표시를 못하도록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식품표시 규정에 유전자 조작 관련항목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안전성이 다시 논란될 것으로 보였으나, 그냥 지나갔다. 같은 유전자 조작 산물인 복제동물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직접 먹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유럽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 이른바 「GM 농산물」의 안전성 논란이 급격하게 가열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생산량의 절반이 GM 농산물인 미국산 옥수수 수입을 금지, 미국과 무역분쟁을 빚었다. 미국산 곡물의 최대 수입국 일본은 GM 농산물 표시를 의무화했다. 또 브라질 법원은 미국산 GM 종자콩 판매를 금지시켰다. 이런 공식 규제조치와 함께 민간의 GM 농산물 배척 움직임은 한층 두드러진다.

■영국에서는 GM 농산물 시험농장 수십곳을 반대운동가들이 습격하는 바람에 이를 지키는 특수경찰까지 생겼고, 프랑스 등지에서는 맥도널드 체인이 공격당하고 있다. 그러자 소비자 기호에 민감한 기업들도 앞다퉈 「재래식·국산농산물」을 내세우고 있다. 영국 슈퍼마켓 체인은 「GM 농산물 제품을 팔지 않는다」고 광고하고 있고, 멕시코 최대 제분업체는 미국산 GM 옥수수 수입을 중단했다. 일본 맥주회사들도 GM 농산물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10%), 아르헨티나(15%)와 함께 GM 농산물시장을 지배하는 미국(74%)은 정부가 앞장서 안전성을 변호하며 배척기류 확산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유아식과 애완동물 먹이 메이커들도 GM 농산물 사용을 중단, GM 종자 개발기업과 생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개발 초기단계인 GM 농산물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과학의 지뢰밭」으로 불린다. 우리는 그 지뢰밭을 헤쳐나갈 방도를 마련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강병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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