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합당론의 불씨가 다시 지펴질까.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은 4일 광주·전남 지역언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회의는 언제든지 자민련과 통합할 생각을 갖고 있으나 현재 자민련이 이를 거부하고 있으므로 통합여부는 전적으로 자민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합당론이 꺼진 불씨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물론 자민련 충청권 의원들은 여전히 합당론만 거론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종필(金鍾泌)총리도 5일 방일결산 간담회중 『합당 운운하고 그렇게 희망하는 사람이 여기저기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민련은 자민련의 길을 가는 게 좋다』며 합당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럼에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이 심각하게 논의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많은 것은 합당에 정치적 이해를 걸고 강력히 주장하는 세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내에서는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이『합당없이 총선승리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영남출신 입당파들도 시너지효과를 기대, 합당을 희망하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박철언(朴哲彦)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TK출신의원들이 합당불가피론을 펴고 있다.
자민련의 충청권의원들도 결국 합당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의 3당구도로 선거를 치를 경우 자민련은 충청이외지역에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민심기류상 충청지역의 의석 석권도 힘들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근거에서다. 수도권에서 연합공천으로 일정한 지분을 할애받을 수 있으나 자민련 간판으로는 높은 승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사정을 JP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회의가 신당을 창당하는 내년 1월이전에 반드시 합당론이 정식으로 논의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합당에 매우 부정적인 자민련의 한 관계자도 『양당이 합당을 결의하면 충청권의원들중 따라가지 않을 인사는 5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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