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 몰라주네"『IMF사태의 완전한 극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하고 있고 성과도 많은 데 왜 민심이 따라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신당 창당추진 등으로 총선 출정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국민회의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국민회의가 「개혁적 국민정당」으로 새출발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지만 내년 총선지형은 그리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국민회의가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민심의 이상기류는 복합적이다.우선 「고가옷 로비의혹」과 「조폐공사파업 유도」 「김현철(金賢哲)씨 부분사면」등으로 실망한 민심이 야당 지지세력이 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시 되돌아온 것도 아니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에다 중산층과 서민, 개혁적 비판세력, 젊은 층, 호남출신 등 전통적 지지기반의 결속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도 국민회의로선 부담이다. 개혁에 대한 반작용 및 재벌 등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교묘하게 조장되고 있는 민심의 왜곡 현상도 국민회의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국민회의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신당 창당에서 오는 역작용도 만만치 않다. 기존의 판을 뒤흔들어야 하는 만큼 기득세력의 저항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폭 물갈이가 예고돼 있기는 하지만 신진인사들에게 자리를 내주겠다는 「용퇴」의 결단은 거의 보이지 않고 영입파 의원들은 오히려 기득권을 보장받기 위해 조직화하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가 신당창당 과정에서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여기서 오는 내우외환은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과거 정권에서 은밀히, 그렇지만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되곤 했던 권력과 자금, 즉 「여당 프리미엄」도 국민회의로선 기대난이다. 총선을 앞두고 「안정」을 호소하기 보다는 오히려 「개혁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는 국민회의가 프리미엄에 의존하려는 모습 자체가 감표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미 기득권 포기 원칙을 밝힌 바 있는 국민회의가 여당 선거의 새로운 선례를 남길 수 있을 지에 관심이 가는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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