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제1회 한·일 청소년영화제 최고 인기작은 「화이팅! 에츠코」(각본, 감독 이소무라 이츠미치). 4, 5일 아산신정호수 야외상영관에 2,000여명의 관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였다. 이번 영화제의 아티스트(코팬 초이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가수 이상은이 주제가를 불렀고, 상영전에 그의 콘서트 무대가 마련돼 그렇기도 하지만, 공부를 못해도 꿈을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내용이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화이팅! 에츠코」는 98년 작품. 바닷가 작은 도시의 고교 1년생들이 주인공이다. 마치 70년대 유행한 우리의 청춘영화와 비슷한 구성이다. 공부에 재능이 없는 에츠코(타나카 레나)가 저녁 노을에 물살을 가르는 조정경기를 보고, 여자 조정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다섯명의 멤버를 구하는 일부터 벽에 부딪친다. 보트를 바다에 들어 옮길 힘조차 없는 오합지졸이었던 그들은 일본선수권 우승 멤버였던 코치를 만나 맹훈련 끝에 전국대회에 출전해 예선을 통과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으로 정신을 잃은 에츠코를 일으켜 세우는 소꼽친구 세키노의 우정, 우승은 못했지만 자신들의 힘으로 이룩한 결과에 대한 만족, 겨울바다 앞에서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에츠코와 세키노. 「화이팅! 에츠코」의 미덕은 「긍정적 시각」이다. 제목 만큼이나 청소년들에게 각자의 생각과 꿈을 소중히 지켜주고 싶어한다. 그들의 아픔과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과장하지 않았다. 그냥 아름다운 바다와 어우러지게 했다. 일본 청소년영화의 건강성을 보는 듯했다.
/아산=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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