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부터 흔들'『당이 표류하는 난파선과 같아 총선을 어떻게 치를지 걱정이다』
자민련 의원들이 내각제 유보 조치 이후 바닥세를 치고 있는 심각한 위기 상황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자민련은 지금 정체성 상실- 당내 지역·계파간 갈등 확산 - 지지율 하락 - 영입작업 부진등 「4중고」(四重苦)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 상태로 총선에 임할 경우 원내교섭단체(20석) 유지가 쉽지 않다는 비관론까지 있다. 하지만 딱부러진 처방은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다가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등 국민회의 관계자들이 틈만나면 꺼내는 「합당론」이 자민련을 더욱 흔들고있다.
자민련 의원들은 『총선때까지 과연 자민련 간판이 남아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살 길 찾기에 나섰다. 충청권 의원들은 합당 반대및 소선거구제 고수, 김종필(金鍾泌)총리의 당조기복귀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합당및 중선거구제 도입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있다. 상당수 대구·경북 의원들은 『합당및 중선거구제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당선이 어렵다』며 탈당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박태준(朴泰俊)총재와 중진들의 해법도 제각각이다. 박총재는 「보수세력등 새 인물 영입을 통한 당세확장」을 처방으로 제시했다. 박총재는 장기적 대안으로 「합당」도 검토하고 있으나 일단 보수세력 수혈로 활로를 찾자는 입장. 충청권의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진짜 제2창당을 해야 할 곳은 자민련』이라며 일단계로 「당의 정체성 확립」을 주장한다. 김부총재는 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JP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중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까지 그분(JP)을 통해 정치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나 자신을 통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신당 창당등 독자노선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대구출신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공동여당 합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3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영남 신당」밑그림을 그렸다. 지역구가 서울인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두 여당이 합당해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