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의 화두는 단연 「조작」과 「작전」이었다.현대전자처럼 수천억원이 동원된 경우는 드물지만 소규모 작전은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되면서 순진한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전형적인 작전 혐의 종목으로 파악, 최근 금융감독원에 통보한 A기업의 사례를 보자. A사의 자본금은 96억원에 총 주식수는 1,936만주이다. 대주주의 공식 지분만 53.36%에 이른다. 연초주가는 2,000원대(액면가 500원), 일평균 거래량은 5만주 남짓이었다. 자본금이 작고 대주주지분율이 높아 유동주식수가 적은 점 등은 작전타깃이 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주가가 다소 높은게 흠이지만 액면분할을 실시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작전은 2월초 서서히 주식을 사들어가면서 시작된다. 때맞춰 액면분할 공시가 나왔다. 이때부터 주식매집이 가속화하면서 거래량증가와 주가상승현상이 뚜렷해진다. 4월말, 무상증자 실시 발표와 함께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됐다. 하루 거래량이 보통때에 비해 6배 이상 폭증하면서 상한가를 친 것을 시작으로 주가는 14일만에 7,000원대에서 1만7,000원대로 142%가 폭등했다. 이 과정에서 두차례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단숨에 「목표가격」까지 갔다간 당장 표가 나기 때문이다. 또 추가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가격을 떨어뜨린뒤 되사들이는 것도 전형적인 작전의 모습이다.
5월중순 드디어 목표가격대에 도달하자 작전세력들은 손을 털기 시작, 주가가 급락하며 하루 거래대금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하락기에도 한두차례 반등이 나타난다. 이 역시 뒷북투자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원활하게 물량을 팔기 위한 경우가 많다. 한달 남짓만에 주가는 4,000원대까지 폭락했다.
개인투자자들 중에는 작전에 편승해 돈을 벌어보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그러나 개인이 작전의 매수·매도타이밍을 정확히 맞춰 돈을 번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또 「꾼」들은 결코 남들과 「파이」를 나누려 하지 않는다. 「대박종목」이라는 귀뜸이 자신한테까지 전해지는 것은 꾼들이 손을 털고 나오기 위해 마지막으로 순진한 개미들에게 미끼를 던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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