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면 올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회기로 시작된다. 국회의원들에겐 가장 중요한 연례 행사이다. 내년 4월 총선을 감안하면 사실상 15대의 마지막 국회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임무도 막중해 새 천년을 여는 2000년 예산안을 확정해야 하고 정치개혁법안을 포함, 처리해야 할 개혁입법도 많다. 하지만 현재 여야의 행태에 비춰 보면 이번 정기국회는 전례없는 부실 국회로 15대 임기의 「유종의 추(醜)」가 되고 말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징후는 여러 가지이다. 국민회의의 경우 10일 신당 발기인대회, 내달 10일 창당준비위 발족등 정기국회내내 신당 창당 작업에 거당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창준위에 다수의 의원들이 참여하게 됨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의원들도 신당에 신경을 쓰느라 마음은 「콩밭」에 가 있을게 뻔하다. 자민련 의원들도 충청권 내각제 강경파와 TK 세력의 동요등 내부 변수가 많아 국회에 얼마나 마음을 붙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총재 자신이 개회 당일에 10일간의 외유에 나선다. 외국에 나가있는 의원들에게 귀국령을 내려야 할 판에 7명의 의원들을 수행케 하는데 대해 벌써부터 당 안팎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걱정스러운데도 국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여야 총무들은 특검제, 인사청문회등 정기국회 본안과는 거리가 먼 사안들을 놓고 다투느라 정작 의사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15대 국회내내 국민은 이미 골치를 썩을 만큼 썩었다. 마무리라도 잘해 주길 기대하는 것은 과욕일까.
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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