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지난해 중동평화안의 대강으로 체결한 와이리버 협정을 부분적으로 수정, 평화이행을 위한 최종안을 마련했다. 3일 최종 타결된데 이어 4일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에서 조인된 합의문의 이름은 「평화이행 양해각서, 기합의된 사항의 시간표와 최종지위협상의 재개」. 이날 조인식에는 2일부터 양측을 오가며 끈질긴 설득으로 협상을 중재하고 합의를 이끌어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참석했다.내용 새로 체결된 평화이행안의 주요 내용은 이스라엘군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철군과 팔레스타인 범죄인 석방, 팔레스타인의 최종지위를 포함한 영구평화 협상 등 3가지. 와이리버 회담에서 논의됐던 것과는 약간씩 다르지만 큰 틀은 변함이 없으며 각각의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도출됐다. 와이리버 협정에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13%에서 철군토록 했으나 이스라엘은 2% 정도의 지역에서만 철군을 이행하다 중단했다. 이번 신평화협정으로 이스라엘은 나머지 11% 지역에서 3단계에 걸쳐 내년 1월20일까지 철군을 완료하고 최종적으로 팔레스타인에 서안지구의 40%에 이르는 지역을 이양하게 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핵심세력을 석방대상에 포함시켜달라는 팔레스타인의 주장을 거부, 범죄인 석방문제는 최종 합의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됐었다. 그러나 와이리버 협정으로 석방된 250명을 제외한 350명을 10월까지 석방하고 추가석방은 12월까지 해결하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국가건설 등 최종지위문제를 포함한 영구평화협정은 늦어도 이달 13일부터 시작해 내년 2월까지는 협정의 골격을 마련하고 내년 9월10일까지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이 기간동안 팔레스타인이 일방적으로 독립국가를 선포하는 것은 금지한다는 항목도 합의문에 포함돼 있다.
의미와 전망 이번 합의에 따라 지지부진 하던 중동평화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스라엘은 평화이행을 위해 당장 5일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평화의 최종설계도인 팔레스타인의 국가건설 문제도 일단 1년이내에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나게 됐다. 팔레스타인의 최종지위 문제는 오슬로 평화협정에 따라 원래 지난 5월까지 매듭짓기로 돼있었지만 그동안 벤야민 네탄야후 전 이스라엘총리가 수차례 번복하는 바람에 지연돼왔다.
또한 이번 협상은 지난 7월 취임한 바라크 총리의 평화에 대한 의지가 실현된 첫 작품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지난해 와이리버 협정을 중재했던 클린턴 미 대통령은 신협정 타결소식이 알려진 3일 『양측 지도자들이 와이리버 협정의 이행을 재개하고 좀 더 진척된 기반 위에서 최종지위 협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즉각 환영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양측 공동의 성지로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는 예루살렘의 예속문제와 용수공급 문제 등은 1년내에 팔레스타인의 최종지위협상을 타결짓는데 장애가 되는 변수로 남아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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