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몰려온다」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 김형벽(金炯璧)회장, 현대상선 박세용(朴世勇)회장,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회장 등 그룹 수뇌진 검찰 출두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현대전자, 현대중공업, 현대상선 등 관련 계열사 임원들은 4일 변호인단과 법리적대응 점검작업을 폈다. 그룹은 특히 검찰이 정몽헌(鄭夢憲)회장 등 오너진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은 이날 오전 회장단 티타임에서 검찰의 수사진행상황을 보고 받고 『이번 일이 잘못 진행되면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작업과 영업활동에 큰 지장을 받게 되는만큼 변호인단과 협력해 원만하게 결론이 나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내주의 수사 결과에 따라 자칫하면 그룹의 해외신인도까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이날 『실무차원의 잘못은 있었더라도 최고경영진의 문제는 없다는게 그룹의 입장이지만 자칫 검찰이 수사를 무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룹은 다만 3일 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현대전자사건은 주가관리 차원』이라고 발언하는등 재계가 현대의 입장을 두둔하고 나선데다 청와대에서도 『현대의 논리에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등의 지원사격에 대해 크게 반기는 표정이다.
그러나 당초 검찰이 이번 사건에 대한 그룹의 개입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3일 오후2시 소환했던 이계안(李啓安)현대자동차 사장(당시 그룹 경영전략팀장)을 예상보다 18시간 이상 넘겨 내보내는 등 조사 강도가 높은 것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에너지개발사업등을 협의하기위해 이란을 방문했던 정몽헌(鄭夢憲)회장은 유럽을 거쳐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으며 6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나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귀국을 5일로 앞당길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그룹은 정씨 일가가 4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검찰발표에 대해 『오너 일가가 83~94년 중 취득한 주식을 각 계열사 출자를 위해 98~99년 중 처분한 것이어서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려 취득하는 통상적인 부당이득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를 마련, 내주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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