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이 예년에 비해 급격히 줄면서 사업 부진을 이유로 휴업하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는 심지어 변호사가 등록취소를 신청, 폐업까지 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4일 대한변협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휴업 신고서는 모두 45건으로, 수입감소로 인한 휴업이 전체 30%인 13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특히 서울의 9건은 변호사업계의 노른자위로 알려진 서초동과 태평로에서 활동하던 변호사들이다. 98년 한해동안 사업부진에 따른 휴업은 9건에 불과했다.
변호사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각종 공기업 고문변호사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K변호사가 최근 변호사 등록취소를 신청하자 충격에 빠졌다. 변협 관계자는 『건강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활동에 지장은 없었다』며 『악화한 업계 사정이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올해 7월말 현재 변호사들이 맡은 민·형사사건은 6만3,8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6,317건보다 2,485건이 줄었고, 1인당 수임건수도 97년 52.1건, 98년 31건에서 올해 27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IMF의 영향으로 사건의뢰가 감소한 탓도 있지만 대전법조비리 사건 이후 판·검사들이 대거 개업, 민·형사사건의 상당 부분을 잠식한 것도 이유중 하나다.
또 덩치가 큰 민사사건의 경우 로펌이 독식하다시피 하고있어 개업 변호사는 수임이 어려운 상황이다. C변호사는 『소액사건 분야에서도 「사이버상담」등 첨단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참 변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기존 개업 변호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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