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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관련 악재로 흔들] '증시 살리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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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관련 악재로 흔들] '증시 살리기' 안간힘

입력
1999.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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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부는 도려내야겠고 증시는 살려둬야겠고…」대우그룹문제에 이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 세무조사 등 재벌관련 「태풍」으로 증시가 흔들리자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증시를 지탱하기 위한 대책과 당국자의 발언이 잇따르는 것도 정부가 처한 고민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잇따른 당국자 발언과 대책

금융감독위원회가 3일 투신사 보유 국공채와 우량회사채를 은행권이 무제한 매입해 주도록 한 것은 증시의 최대 견인세력인 투신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조치다.

투신사들은 최근 수익증권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2,000억∼3,000억원의 채권을 순매도 해왔다. 그 결과 채권금리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자금이탈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채권뿐 아니라 보유중인 주식도 처분, 주가의 발목을 잡는 「미운 오리새끼」로 눈총을 받아왔던 것.

이번 대책은 결국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그래도 상황이 악화할 경우 통화안정증권 중도상환과 국채매입 등을 통해 한국은행이 직접 투신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자들의 「립 서비스」도 이어졌다. 이기호(李起浩)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현대와 삼성문제는 그룹 전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금융감독 및 세정업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하루전인 2일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 장관도 외신과의 회견에서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주가를 직접 거론하며 거들고 나섰다.

●증시침체 좌시할 수 없는 입장

증시관계자들은 7월 중순이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종합주가지수가 850대 미만까지 내려갈 경우 쉽사리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이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길이 막히게 돼 구조조정이 힘들어질수 밖에 없다.

또 자금이 증시를 빠져나가 부동산으로 몰리면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압력 등 부작용이 심화할 것에 대한 우려도 많다. 그렇다고 주가조작사건이나 사전상속문제를 덮고 넘어갔다간 야당과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게 번해 정부로서는 최대한 증시를 이번 사건들로부터 분리해 정상화시키려 한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증시 전망은

정부가 증시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때맞춰 3일 미국 증시가 폭등,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엔·달러환율상승, 반도체값 급등 등도 호재가 되고 있다. 나민호(羅民昊)대신증권투자정보부장은 『악재가 될만한 것은 모조리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급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투신사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발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은행들의 투신사 채권매입, 채권단의 대우계열사 지원등의 조치들이 제대로 돌아갈때 주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

navid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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