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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부킹](상) '1회용 불륜' 거침없는 중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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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부킹](상) '1회용 불륜' 거침없는 중년들

입력
1999.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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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에서 청소년들의 인스턴트식 짝짓기를 일컸던 「부킹」이 최근 세대를 역류, 30~40대 기혼 남녀들 사이에서 급속히 번지고 있다.일부 30~40대 기혼 남녀들은 나이트클럽에서의 「혼외부킹」을 통해 1~2명의 이성 친구를 갖는 것은 보통이고, 당일 만난 상대와 함께 이른바 2·3차까지도 거리끼지 않고 가는 등 성(性)적 「모럴 헤저드」현상이 암암리에 번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청·소년층과 장년층의 세대적 점이층인 이른바 「386 세대」의 30대 기혼자층에서 비롯돼 40대를 포함한 기성세대 전체로, 또 지역적으로는 안양 인천 등 수도권 외곽도시와 부산 등 지방도시에서 신중산층의 집결지로 불리는 일산 화정 분당 주변을 거쳐 서울로 역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혼외부킹」의 주무대는 새벽 4시까지 영업하는 신도시의 대형 성인 나이트클럽들. 연초까지만 해도 안양 A 나이트클럽이 유명세를 타면서 각 지역별로 모방업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으며 최근에는 「댄싱 플로어」와 노래방 시설을 갖추고 A급 연예인들까지 출연하는 고급 초대형 업소까지 등장, 성업중이다.

일산 B 나이트클럽의 한 종업원은 『영업의 성패는 「진짜」주부들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달려있다』며 『IMF 이후 저렴한 술값과 쾌적하고 친절한 영업으로 주부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남자고객들의 호응을 위해 100% 부킹 주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소에서 이처럼 부킹을 자신하는 데는 영업전략 자체 보다도 혼외 교제나 유흥문화에 대한 기혼 남녀들의 의식변화 자체가 큰 몫을 하고 있다. 기혼남녀들을 주고객으로 130여개의 테이블을 갖추고 성업중인 성남 C 나이트클럽의 한 종업원은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30대 주부들에게 나이트클럽이나 낯선 남성들과의 「미팅」은 더이상 부담스럽지 않은 문화』라며 『친구들끼리 놀러온 김에 기분전환도 할 겸 부킹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만남이 대부분 나이트클럽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성남 C 나이트클럽을 출입해온 김모(38·사업)씨는 『갈 때마다 부킹에 성공했다』며 『대부분 노래방으로 가는 2차는 물론이고, 재수가 좋으면 모텔 등으로 3차까지 갔다』고 말했다.

일단 부킹을 통해 만난 남녀 가운데 상당수가 호출기나 휴대폰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배우자 몰래 「낮 데이트」를 즐기는 것도 새롭지 않은 얘기. 김씨와 함께 나이트클럽에서 어울려온 최모(38·은행원)씨는 『집 전화번호와는 달리 호출기나 휴대폰은 서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통신수단』이라며 『낮에 만나면 주로 장흥이나 남양주 등에서 바람을 쐬다가 곧장 러브호텔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씨는『혼외부킹은 과거 제비족과 유부녀간의 부담스럽고 범죄적인 만남 대신 남녀가 가볍게 즐기는 방식으로 유행하고 있다』며 『내가 만난 대부분의 주부들은 배우자가 모르고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신승철(辛承哲·46·정신과전문의)박사는 『일탈하려는 여성들의 심리 밑바닥에는 결혼생활에서 잃은 것을 쾌락으로 보상받으려는 유아적 욕구가 깊이 깔려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나미(李那美·39·신경정신과)박사도 『일부 30대 주부들은 혼외부킹같은 행태에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며 『기혼남녀들이 서로 모르는 채로 만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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